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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단군부정론과 고조선 영역축소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 오다 쇼

오현수 2022-09-23 08:35:56 조회수 491


 

일제강점기 일본은 한국사 왜곡을 통해 한반도 통치의 정당성을 찾고자 하였다. 통칭 ‘식민사관’으로 통하는 역사작업 중 일제가 매우 중요하게 취급한 분야는 단군과 단군조선에 대한 왜곡이었다. 이 작업에 가장 앞장섰던 일본인 학자로는 오다 쇼고와 이마니시 류를 들 수 있다.

오다 쇼고의 단군전승에 대한 언급 중에서 주목해서 검토할 만한 주장은 고려 후기 불교계 인물이 날조했다는 것, 충렬왕 이전에 단군전승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한 부분이다. 우선, 오다 쇼고의 주장처럼 『삼국유사』에 기술된 단군전승에는 불교적 윤색이 가미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삼국유사』의 기록자가 일연이라는 승려였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누구라도 역사서를 기술할 때 자신의 개인적 인식이나 감정, 사상적 배경이 반영될 수 있다. 다음으로 『삼국유사』 이전에 단군전승을 기록한 문헌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 학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화학, 고고학, 문헌학 방면에서 이를 극복할 만한 많은 연구 업적들을 제시하였다.

한편 이마니시 류는 조선이 전국시대에 연나라의 세력에 압도되어 열수, 즉 대동강 남쪽까지 후퇴했고 연나라와 진나라는 대동강 북쪽까지 점유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이전 고조선의 역사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그렇지만 고조선-연나라 항쟁 과정 이전에 고조선이 이미 존재했다는 것은 문헌과 고고학 방면의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관자』에 기술된 발조선과 아울러 중국 동북지역의 비파형동검문화는 춘추시대 혹은 전국시대 초반 고조선의 존재를 알려준다. 그리고 고조선과 연나라의 경계에 대해서는 『위략』에서 만번한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현재 만번한은 문현과 번한현의 합성어로 보고 있는데, 이는 『한서』 「지리지」의 <요동군>조에 나오고 있다. 그리고 연나라의 침입 이전 고조선은 요동 지역에서 정가와자유형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고조선의 영역을 한반도 서북부 일부 지역으로 한정하려는 이마니시 류의 견해는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은 단군과 단군조선 혹은 고조선에 대한 역사 복원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식민사관에 입각하여 단군조선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이 또한 연나라와 항쟁하던 전국시대 후반의 사실만을 인정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오늘날 고조선사학계는식민사학의 잔재를 대부분 청산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인 학자들의 역사 왜곡에 대한 분석과 비판적 검토 작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시되어 고조선사의 진면목이 더욱 부각되었으면 한다.


 

[주제어] 오다 쇼고, 이마니시 류, 단군, 단군전승, 고조선, 삼국유사, 만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