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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의 학문 세계와 신화 연구 l 이근우 교수(부경

admin 2022-03-17 15:24:49 조회수 2,729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의 학문 세계와 신화 연구  

이근우 교수(부경대)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는 단군신화를 문헌고증의 방법으로 연구한 최초의 일본 학자이다. 그는 일본신화에 대해서, 비교신화학 및 언어학의 관점에서 연구하여 「神代史の新硏究」라는 강연록을 남겼다. 일본신화에 대해서는 중국의 문헌뿐만 아니라 유럽ㆍ아메리카 등의 사례까지 동원하여 설명함으로써, 일본신화 이해의 지평을 넓혔다. 신화 속의 신은 자연 및 자연현상의 의인화이며, 신의 세계는 관념적인 세계라고 설명하였다. 특히 일본 신화의 신화적 보편성ㆍ목적성ㆍ중국 사상의 반영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한편 단군신화에 대해서는, 檀ㆍ妙香ㆍ桓因이라는 세 어휘에만 주목하고 불경 속에서 관련된 사례를 찾음으로써, 고구려가 불교를 수용한 이후인 장수왕 대에 승려들이 단군신화를 조작한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불교에 대한 논문을 단 한 편도 쓰지 않았고,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단군신화를 불교와 연관시켰다. 일본신화의 천손강림이나 일향삼대의 주무대인 日向에 대하여 다루지지 않았고, 단군신화의 蒜ㆍ艾ㆍ熊女 등 신화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즉 부분에 집착하고 전체를 간과하는 잘못을 범했다. 동시에 단군신화에 대해서는 일본신화처럼 각종 사료를 구사하여 설명하지 않았는데, 이는 단군고를 쓴 시점(29세)과 일본 신화에 대한 강연을 남긴 시점(63세)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