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1회 동아시아고대학회 학술대회 2016. 5. 7.
제목: 홍범의 주요 항목에 대한 문제점 분석
발표자: 권행완, 문치웅
목 차:
Ⅰ. 서론
Ⅱ. 홍범구주
Ⅲ. 칠정과 통치이념
Ⅳ. 결론
홍범(洪範)은 동아시아 고대국가의 통치규범으로 시작되어 대한제국의 홍범14조까지 그 역사가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왔으며, 정치와 제도 분야에서 홍범의 항목들이 다양하게 응용되었다. 홍범은 일반적으로 홍범구주(洪範九疇)라 불리기도 하며, 대표적인 문헌의 기록으로 『상서(尙書)』 「홍범」편이 있다. 고대의 홍범과 관련한 내용은 치수사업, 오제(五帝), 오행(五行), 칠정(七政) 등과 관련한 문헌의 기록에서 그 항목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상서』「홍범」편에 들어있는 내용과 그 항목의 활용 부분의 내용을 비교, 분석해 보면 그 의미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게 하는 문제들이 발견된다.
홍범의 항목 중 의문시 되는 대표적인 것으로 팔정(八政)과 오행, 오사(五事) 그리고 팔정 중의 사(祀) 등이 있다. 홍범은 오행사상이 투영되어 있다. 그래서 홍범체제의 하나인 팔정 역시 오행사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오행은 홍범의 오행과 『상서』「감서(甘誓)」편의 오행 그리고 『상서』「대우모(大禹謨)」의 오행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감서」편의 오행은 구체적인 구성요소가 기술되지 않아서 오행의 성격에 대해서 논쟁이 그치질 않고 있다. 팔정 항목 중 사(祀)는 순(舜)이 즉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정치적 행위로서의 칠정과 류제(類祭)를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논의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주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오행이 통치원리로 활용되는 사례를 통해 오행사상이 통치이념에 투영되어 있음을 밝히도록 한다. 그러나 오행일지라도 홍범의 오행과 「대우모」 및 「감서」편의 오행이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 세 편에 동일하게 존재하는 오행의 의미는 칠정과 오행의 관계 속에서 탐구해야 더 설득력 있는 접근이 가능하다. 이러한 접근은『서경』에 등장하는 이제칠정(以齊七政)을 칠정 즉 일월오행(日月五行)을 바로 잡는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정사(政事)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는‘정(政)’의 본래의 뜻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에 칠정에 대한 재해석 또한 요청된다. 둘째, 홍범에서 팔정의 祀와 류제(類祭)는 동일한 제사의식이나 제사의 종류에 따라 의식의 형태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그 차이점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셋째, 홍범의 오사와 『삼국유사』<고조선> 조에서의 오사는 그 내용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동아시아 고대국가 초기부터 존재하였던 것으로 여겨지는 홍범의 내용 중 주요 항목에 대한 근원을 찾아나가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