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재단, 근대 일본의 제국주의 사상과 역사관 형성 과정에서의 교육에 대한 세미나
일시와 장소: 2018. 10. 04 15:00 ~ 재단 회의실
제목: 메이지(明治)전기 국민교육에 관한 통시적 고찰- 학제(學制)의 변천과정을 중심으로
발표: 이권희 교수(고려대학교; 도쿄대 박사수료, 단국대박사)
요약:
한 시대의 교육이념과 이를 실행하고 수용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는 그 시대와 사회를 이해하는 효율적 테마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각 시대마다 지향하는 교학이념이 다르고, 교육을 통해 형성된 자아와 다양한 가치관은 오랜 세월 인간의 관념을 강하게 지배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 보통교육을 통해 공유되는 공공적 가치체계는 일생 개인의 사유와 행동을 통제하는 ‘규범’으로 작용하며 국가와 민족, 나아가 세계를 인식하는 인위적 사유체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메이지기 국민교육의 형성과 전개과정 등에 관한 제 고찰은 21세기 일본·일본인·일본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일본 내에서의 근대교육에 관한 정치(精緻)한 연구의 역사는 길고, 그 깊이 또한 깊다. 한국 내에서의 연구 또한 그 역사가 짧다고 할 수 없으나 ‘근대(近代)’라는 긴 스팬(span) 속에서 한일 양국의 교육제도를 비교하거나, 1945년 이후의 한일 양국의 교육사에 대한 개괄적 비교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교육제도와 이념에 관한 연구는 교육사적 관점에 입각한 일본의 교육제도의 한국에의 영향이라는 비교 프레임 속에서 양국 제도의 상호 영향관계를 비교하거나, 식민지 조선의 굴절된 신교육이라는 점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이에 일본 교육사상사적 관점에 근거해 근대 국민교육을 통한 일본사회의 이중적이고도 분열적인 사유체계 형성이라는 정신문화사적 연구에 천착하고자 하는 발표자의 연구는 교육을 일본인들의 생활세계를 지배하는 사유체계 형성의 가장 효율적 기재(器材)로서 이해하며, 권력과 근대라는 관점에서 근대 일본의 교육 실태와 교육사상적 의의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발표자는 지금까지 일본 근대교육의 태동기라고도 할 수 있는 메이지기의 학제(學制)와 각종 교육령(敎育令) 등의 분석을 통해 근대 일본의 국가주의(國家主義) 교육이 어떠한 방법을 통해 ‘국민’ 내지 ‘민족’을 형성해 왔는지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시도해 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현대 일본인의 에스니시티(ethnicity)의 연원에 대한 규명이었으며, 한일 양국의 화해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방해하는 심화한 갈등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던 인문학적 성찰임에 다름 아니었다.
오늘 발표는 메이지 전기 국가주의(國家主義) 교육의 형성과정을 통시적으로 조감(鳥瞰)해 봄으로써 근대 일본의 국민교육형성사에 있어 메이지기 교육의 교육사상사적 의의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그것은 다이쇼(大正), 쇼와(昭和) 시대의 제국주의사상 형성과 교육의 문제를 고찰하기 위한 전제 작업으로서 의미를 가지며, 나아가 1911년 조선교육령으로 시작되는 우리의 근대교육 연구를 위해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식민지 문화권력의 구상화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