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 의한 본격적인 단군 연구는 시라토리 쿠라키치의 연구가 시초라 할 수 있다. 흔히 시라토리는 근대 서구의 실증사학을 익힌 일본의 1세대 동양사학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단군 연구는 단군신화를 순수한 신화로 접근하지 못하고, 지나친 문헌 고증과 역사성 부정으로 귀결되었다.
단군신화에 불교적 화소가 많고 그에 입각해 조작되었다고 보는 인식은 일본 학계의 지론이다. 시라토리는 그러한 일본 학계의 지론을 처음으로 체계화 하였으며, 그 근저에는 단군이라는 명칭이 불교의 ‘우두전단’·‘전단목’에서 차용되었다는 가설이 핵심의 논지였다.
단군신화에 대한 일본 학계의 불교적 윤색론과 그에 입각한 ‘단군’ 명칭에 대한 해석은 최남선에 의해 전반적이며 자세한 비판이 이루어진다. 특히 ‘단군’ 명칭에 대한 최남선의 해석은 제사장·샤먼을 뜻하는 한국어 ‘당굴’과 관련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불교적 윤색론을 부정하고 상고시대의 역사가 깃든 신화로 해석한다. 최남선의 단군 연구는 오늘날까지 그 누구의 단군 연구보다도 종합적이며 깊이 있는 연구라 할 만하다.